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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일기

무겁지 않은 죽음 이야기

by 정돈된 하루 2020.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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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살다보면 한 번쯤은 죽음을 가깝게 느낄 때가 있다.

 

보통 가까운 사람이 죽었거나 거의 죽다가 살아났을 때다.

죽음은 태어난 이상 피할 수 없는 숙명 같은 일이다. 

하지만 머리로는 그렇게 이해해도 매일 밤 잠을 잘 때 당연히 내일이 올 거라고 생각한다.

아직 젊으니까, 아직은 건강하니까, 죽을 이유가 없으니까... 당연하게 삶이 이어질 거라고 믿는다.

 

우리는 하루하루 죽음과 가까워지고 있다.

남은 생을 어떻게 살아갈지는 온전히 자신의 선택이다.

분과 초를 세면서 생산적으로 살려는 사람도 있겠고, 죽을 때 죽겠지 뭐 - 하고 느긋하게 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삶의 방식은 우열을 나눌 수 없다.

사람 수만큼 죽음을 맞이하는 방식이 있을 뿐이다.

 

나는 고등학교 때 처음으로 죽음이라는 상황에 맞닥뜨렸다.

가까운 사람의 큰 사고때문이었다.

주위에서는 '그러니까 네가 더 힘내야지'라고 했지만,

나는 속으로 '내일 죽을 수도 있는데 왜 열심히 살아야하지?'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이전까지는 왜 사는지도 딱히 생각해보지도 않았는데,

오히려 삶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어서 삶의 의미를 잃었고,

감정을 억누르는 것만이 그 때의 최선의 행동으로 그냥 파도가 치면 파도가 치는 대로 살아서 그나마 살았다.

그 때 하나 알았다.

아-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거였구나-.

삶에는 한 가지 방식만이 있는 줄 알았는데 다른 선택지가 있었구나, 하고. 

그때 나는 자기 의지대로 사는 것이 삶을 온전히 사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영화 트로이에서 나오는 말 중에 이런 말이 있다.

'신은 인간을 질투한다. 유한한 삶을 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이순간 당신은 가장 아름답다.'

유한한 삶을 사람에게는 희노애락이 있기 때문에 멀리서 볼때 인생이 아름다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언젠가 반드시 죽을 사람인 나는 거창한 죽음의 세레모니보다는 오늘 하루 온전히 살아서 잠들때 내일을 간절히 기다리지 않는 마음으로 마무리 하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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