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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일기

미친개와 야구공 / 과거의 괴로운 기억 때문에 힘들다면..

by 정돈된 하루 2020.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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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은 절망 속에 희미하게 숨어있다

 

미친개와 야구공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동안 나를 힘들게 했던 감정은 '죄책감'이다.

설령 억울하게 당한 일조차 무의식적으로 내 책임도 일부 있다고 여겨왔다. 그래서 때로는 타자를 극애極愛하거나 극혐極嫌 했는지도 모른다.

죄책감은 스스로를 좀 먹어가는 감각이다. 자기 자신을 불안의 우물 속으로 집어넣는다. 그 우물 속에서는 아무리 고함을 지르고 울부짖어도 아무도 알 수 없다. 우물에서 나는 소리는 비명이지, 메시지가 아니다. 사람들은 비명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반사적으로 불쾌하다고 느낄 뿐이다. 

죄책감의 후유증은 남이 내 우물 속을 들여다 봐주길 애타게 기다리는 증상을 동반한다. 마치 누군가를 통해 구원받을 수 있다고 믿는 것과 같다. 하지만 알다시피 구원은 오로지 안에서만 찾을 수 있다.    

죄책감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네 잘못이 아니다'라는 말은 입에 발린 말로 들린다. 그건 이미 스스로 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받은 상처보다 자신이 준 상처에 벌벌 떨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게는 '미친개' 이야기를 해주어야한다. 

'넌 미친개에 물린 것이다. 넌 그냥 지나가는 중이었고, 미친개를 만나 물린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맞닥뜨린 것뿐이다.' 

그 말이 머릿속 화염을 가장 빨리 식혀주는 말이다.   

이제 네가 해야 할 일은 마음속에 야구공을 던지는 일이다.  

이미 지나간 일은 지나가라고 하고, 넌 평정심의 스트라이크 존에 야구공을 계속해서 던져야 한다. 

마음의 스트라이크존을 그리고, 섬세하게 공을 거머쥔 뒤 힘껏 스트라이크 존을 향해 집어던진다.  

스크라이크 존에 맞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 던진다는 그 행위 자체가 중요하다.  

그렇게 볼을 던지다 보면 어느새 괴롭고 불쾌한 일은 시간과 함께 흘러가 버린다.  

단번에 마음의 스트라이크존을 향해 던질 순 없다.  

하지만 자꾸 이 일을 반복하다 보면 그 현장에서 과감히 뒤돌아서서 볼을 던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건 널 단단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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