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머니는 나에게 입버릇처럼 말이 많으면 실수가 많다고 하셨다.
아마도 입조심을 당부하고 싶으셨던 것 같다.
허용적인 환경에서 자라면 아무래도 하고 싶은 말, 하고 싶은 행동을 거리낌 없이 하게 된다.
나도 지금 생각해보면 어떤 말과 행동을 해도 그게 지나치지 않다면 웬만하면 받아주는 환경에서 자란 것 같다.
물론 조금이라도 혼나고 싶지 않은 고집 센 자존심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 같기도 하다.
혼나는 일이나 경쟁에서 뒤떨어지면 자존심이 상해서 어딜 가나 열심히 했고 인정받기 위해서 노력했었다.
그래서일까?
요즘 지적받거나 무관심 속에 방치되는 상황에 내성이 없다는 걸 느낀다.
틀릴 수도 있고, 어쩌다 이미지 다운이 될 수도 있는 건데 그런 상황마다 손발이 오그라들어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이 꽤 간다.
그래서 알게 모르게 생각도 많고 걱정도 많다.
머릿속에서 돌아가는 시뮬레이션이 많기 때문이다.
거기다 남에게 의존하지 못하는 성격.
더 깊은 곳을 파보면 내가 남보다 잘났다고 생각하는 무의식적인 선민의식.
그래서 그 반대급부로 존경심을 자아내는 사람들을 보면 바로 인정하고 약간의 맹신을 보이는 모습까지ㅎㅎ
중간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양면의 동전처럼 한 몸이자 앞뒤를 보는 것 같다.
그래서 나에게는 성격조차도 풀어나갈 숙제다.
나아지려고 노력하다보면 나아질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마음 한 구석에서는 그냥 이대로 생긴대로 살고 싶으면서도 결국은 지금보다 그릇이 더 큰 사람이 되고 싶다.
그걸 경험이 만들어준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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