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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일기

가을냄새 나는 9월초, 홈카페 그리고 짧은 순간 기록들

by 정돈된 하루 2020.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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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냄새

오늘따라 왠지 따뜻한 커피가 당기는 걸 보니 새삼 가을이 성큼 다가왔는가 보다. 9월이 되자마자 아침저녁으로 부는 바람의 온도가 사뭇 달라졌다. 그래서일까. 오늘은 얼음을 가득 넣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보다 따뜻한 커피가 왠지 마시고 싶어 졌다.

 

어제저녁부터 계속 비가 내렸다. 작년까지만 해도 8월의 무더위는 무시무시했는데, 올해 여름은 무더위는커녕 비구름을 더 많이 보고 지나갔다. 장마에, 태풍에, 코로나에, 올해 여름은 꼼짝없이 집콕을 해야 했다. 날씨 재해와 겹치는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코로나로 모두들 정신적인 피로가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 휴..

 

커피 러버 coffee lover의 울적해진 마음을 달래주는 건 커피밖에 없다. 어두컴컴한 비 오는 아침. 이런 날은 따뜻한 노란색 조명이 딱이다. 조용히 랜턴을 켜고 드립 커피를 내린다. 오로지 드립 커피에서 떨어지는 물소리와 빗소리만 들리는 시간. 새삼 이 고요함이 위로가 되었다. 그리고 아름다운 건 금방 사라져 버린다. 왠지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카메라를 들었다.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닌 오직 나만을 위한 치유의 시간. 짧지만 긴 여운이 주는 평온이 쌓여 나를 지탱해주는 시간을 만들어주지 않을까 가만히 생각해본다. 

 

#Breaking of the shell - Billy McLaughlin

 

https://www.youtube.com/watch?v=K-DpWJwiMMQ

 

요즘 자주 듣는 기타 연주곡이다. 黄昏 이후로 오랜만에 끌리는 기타 연주곡. 서정적이고 담담한 기타 선율을 듣고 있으면 괜스레 마음이 편안해진다. 음악이 가지는 힘을 새삼 느낀다. 잠이 오지 않을 때 빌리의 기타를 듣고 있으면 가만가만 잠이 밀려온다. 조용히 글을 쓸 때도 듣기 좋은 음악이다. 지금도 이 곡을 들으면서 글을 쓰고 있다. 마음이 지쳐있는 시기라 그런지 그림, 음악, 글에게서 위로를 찾게 된다.

 

얼른 이 시기가 조용히 잘 지나가길. 누군가 상처 받아야 한다면, 얼른 회복할 수 있을 만큼만 아픔을 겪고 지나가길. 불행해지고나서야 지루했던 일상이 행복이었다는 걸 알게 되는 어리석은 인간들이 이제는 겸손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음을 하나님도 아시지 않으셨을까? 맨얼굴로 환하게 웃고 마시며 떠드는 일상의 행복을 다시 돌려주셨으면 좋겠다. 그때까지는 오로지 이 시기를 잘 견뎌내야 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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