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설 추천]
일루션 님의 희 시리즈
란희 \ 무희 \ 미희
로설 계의 네임드 작가님 중 마니아 층을 형성하고 계신 한 분, 일루션 님.
일명 '희' 시리즈로 2014년에 란희, 2016년에 무희, 2018년에 미희로 2년마다 한 권씩 레전드 로설을 써내셨는데 2020년부터는 출간 소식이 없어서 아쉬운 마음으로 기다리는 중이다.
'희 시리즈'는 매니아층이 두꺼운 만큼 다소 자극적인 소재와 내용들로 호불호와 후기 평이 크게 갈리는데 나에게는 '희 시리즈' 모두 '극호'다.
일루션 님의 담담하면서 건조한 문체가 소설 스토리 분위기를 한 층 더 몰입력을 높여저는 데다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끝까지 읽게 만드는 엄청난 필력과 예상이 되지 않는 전개로 다음 내용을 궁금하게 만드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뭐니 뭐니해도 장르 소설은 재밌어야 하고, 독자가 다음을 궁금하게 안달나게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일루션 님의 '희 시리즈'는 장르 소설로 나에게 매우 바람직한 취향 저격 로맨스 소설이다.
# '희 시리즈'의 공통점
1) 제목이 여주인공의 이름을 따왔다.
2) 여주는 얼굴이 예쁘고 색기가 있다.
3) 여주는 가난하고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랐다.
4) 여주는 사교성이 없어서 친구 없이 혼자서 지냈다.
5) 남주는 키가 큰 체격에 잘 생겼으며 머리가 좋아서 사람들에게 선망을 받는 대상이다.
6) 남주는 여주를 향한 기묘하고 과격한 집착을 가지고 있다.
#란희
최란희 - 민서형 / 고등학생 ~ 성인
란희는 불우한 환경 속에서 자라 학교에서 왕따 같이 홀로 조용히 지낸다.
그러던 중 부유하고 아이들에게 선망을 받는 민서형에 눈에 뜨이게 되면서 불안정하지만 나름 평온했던 란희의 일상이 소용돌이 같이 위태로운 고등학생 일상으로 바뀌게 된다.
란희는 민서형을 내심 좋아하지만 겉으로는 혐오를 표하며 몸만 서로 나눠가지는 관계로만 지내려고 한다.
민서형도 란희만큼 꼬인 성격으로 란희를 지켜주고 싶고 아끼고 사랑하지만 가끔 뒤틀린 집착의 감정으로 란희를 괴롭히기도 한다.
둘은 혐오로 포장된 애정 관계로 서로 할퀴며 서로의 존재감을 확인한다.
소설 내용은 고교 생활과 성인이 된 이후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성인이 되고 나서 더욱 노골적으로 변화하는 역학 관계가 흥미로웠다.
혐관 애정관계를 좋아하는 독자들의 취향 저격이 될 작품이다.
흔히 란희는 연초 님의 '화제의 여학생'과도 많이 언급이 되는데 나는 란희가 좀 더 글 내용이나 주인공들의 감정 파악이 더 이해하기 쉬웠다.
#무희
무희 - 서승권 / 노란 장판이 떠오르는 쪽방 철거촌
어떤 사정으로 인해 철거촌 쪽방에 잠시 세들어 살게 된 엘리트 기자 서승권은 거기서 청각 장애와 정신 지체를 앓고 있는 스무 살 무희를 만난다. 가난하고 불우한 데다 족보가 복잡하기까지 한 가정환경 속에서 외롭게 자란 무희는 사실 다른 사람들의 말을 다 이해할 만큼 똑똑하지만 가난한 가정환경 때문에 말을 할 수 있는 배움의 기회를 놓쳐 말을 잃어버린 채 살아간다.
그런 무희를 처음 봤을 때부터 승권은 첫 눈에 반하게 되고 자신의 마음을 억누르려고 하지만, 무희는 자신을 편견 없이 따뜻하게 보살펴주는 승권의 쪽방으로 수시로 찾아와서 그의 품에 안겨든다.
무희의 장애가 뜨거운 화두가 되어 독자들끼리 설왕설래가 많지만 장르 소설의 특성상 독자가 취사선택하면 될 일이다.
나는 무희가 '호'였다. 승권이 정말 한치의 위선도 없이 무희를 편견없이 봐주고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이 와 닿았기 때문이다.
소설이긴 하지만 무희가 승권과 가족이 되어 이제 그녀를 때리고 상처주는 말하는 사람이 없이 행복해지길 바랄 뿐이다.
#미희
최미희 - 정지헌 / 대학 ~ 성인
지옥 같은 가난과 자신을 얽매는 가족을 벗어나기 위해 미희는 오늘도 대학 도서관에서 열심히 공부를 하며 발버둥을 친다.
하지만 날고기는 학생들이 즐비한 법학과에서 혼자서 공부하는 것에 한계에 부딪히게 되고 우연히 학원에서 법학과 킹카 정지헌과 마주치게 된다.
잘생기고 매너까지 좋은 정지헌은 같은 법학과인 미희 옆자리를 자연스럽게 차지하게 되고 그녀에게 꼭 필요한 족보, 정보 등을 조금씩 알려주면서 그녀가 자신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다.
미희는 그녀에게 유일한 동아줄인 정지헌에게 끌리면서도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고 그에게 기생하면서 지낸다는 생각에 자기혐오에 빠지게 되고 그의 마음을 철저히 외면하고 상처 주는 방식으로 그녀의 존엄을 지키려고 한다.
그런 차갑고 냉정한 미희를 보면서 지헌은 점점 그녀에게 집착하게 되고 폭주하게 된다. 그녀가 그를 망가뜨리는 걸 알면서도 그녀를 도무지 놓을수가 없다.
키 크고 잘생긴 외모에 머리도 좋고 혈통까지 완벽한 정지헌이 미희를 지내게 되면서 점점 여주처돌이 도른자로 변하는 모습이 매우 흥미로웠던 작품이다.
일루션 님의 희 시리즈는 공통점이 있지만 각각 다른 소재와 내용들로 흥미롭게 주인공들의 감정선을 이끌어 가는 것이 매력적이었다. 특히 여주, 남주들 모두 강한 성격들로 강대강 역학 구조를 이끌어가면서도 섬세하게 주인공들의 감정을 풀어내고 미묘한 감정 지점을 날카롭게 포착해서 눈에 보이듯 와 닿게 묘사하는 점이 일루션 님의 강점 같다.
다음 번에는 어떤 소재와 내용으로 나의 탐독을 이끌어 줄지 기대가 된다.
일루션 님 신작 나오면 미리보기도 없이 바로 구매각이다! 지갑 열고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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