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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일기

그게 설령 맞는 말이라고 해도

by 정돈된 하루 2021.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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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고 생각하면 오만해지기 쉽다. 

알고 있다는 확신이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미래를 확신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훈계를 하는 이유도 '이미 겪어봐서 안다'라는 마음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사람은 자기가 겪은 한 가지 길밖에 모르고, 다른 삶을 살아보지 못했음에도 타인의 인생을 쉽게 재단하곤 한다.

'내가 이랬으니 너도 이럴 것이다'라는…….

 

 

설상가상 이러한 섣부른 확신뿐만 아니라 그 말의 전달 방식도 대단히 폭력적이기 쉽다는 점이다.

상대방의 말도 제대로 듣지 않고 오로지 자기가 맞다고 생각하는 정론(定論)만 펼치기 때문이다. 

'나는 맞고 넌 틀렸다.' '답은 정해져 있고 넌 대답만 해.'

이런 생각을 품고 대화를 한다는 것 자체가 겉으로는 대화로 포장되어 있어도 알맹이는 일방적인 설교다.

말하는 사람은 답답하고 듣는 사람은 기분만 상하는 대화 방식이다. 시간과 에너지만 낭비한 셈이다.

 

 

설령 자기가 겪은 일이고, 그것이 100% 맞다고 확신을 하더라도 또한 오로지 상대방을 위한 마음에 하는 말이라도 모든 말이 용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잘못된 전달 방식으로 상대방의 감정을 건드리기만 한다면 오히려 안 하느니만 못한 잘난 척으로 변질되어버린다.

그래서 말을 하기 전에 진심으로 그 사람을 위한 말이라서, 이런 말을 하는 나 자신도 마음이 안 좋지만, 그래도 꼭 해야 되는 말이라서 한다는 마음이 아니라면 미리 나서서 '충고'는 안 하는 게 좋다.

내가 안다는 걸 과시하기 위해 하는 말은 그 사람의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

 

 

 

현자(賢者)에게 질문을 하면 아리송한 대답으로 돌아오는 이유가 사실은 알면 알수록 정답을 확신할 수 없어서라고 한다.

한 가지밖에 모르는 사람이 오히려 가장 큰 확신을 가진다. 쉽게 세상을 흑백으로 나눈다.

남에게 하는 긍정적인 확신은 나아갈 힘을 주지만, 부정적인 확신은 그 사람의 등을 떠밀어 다치게 한다.

 

 

 

정답은 없다.

인생의 선택지에 100% 맞는 결론은 없다.

따라서 누군가가 걱정이 되더라도 섣부른 조언으로 입을 열기보다 눈으로 묵묵히 옆에서 지켜보는 게 낫다.

그 사람이 나를 찾아 옆으로 고개를 돌렸을 때 내가 보일 수 있는 거리에서. 

그게 서로 온기를 나눌 수 있는 거리이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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