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설 추천
악연
우유양
1. 다이브
2. 빛의 초상
3. 안드로마케
4. 사람도 리사이클링이 되나요
1.
5번째 우유양 님 소설 추천 '악연'
TMI로 나에게 제일 안 맞았던 우유양 님의 로설은 '화양연화'
2.
#동창남녀#후회녀 #무심녀 #후회남 #안절부절남 #조직암흑가
여주 아영과 남주 원호는 초등학교, 고등학교 동창이다.
조폭 가족인 원호에게 유일하게 다가와 말을 건네고 공부를 가르쳐준 사람이 아영이었다.
이때부터 원호는 아영을 특별하게 생각하고 좋아한다.
3.
공부도 곧잘 하고 조용한 아영이었지만, 그녀는 독특하고 나쁜 버릇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친구의 물건을 훔친 후 며칠 후 슬쩍 제자리로 물건을 돌려주는 것.
그날도 그녀는 친구의 파우치를 훔쳤는데 그 안에 고가의 목걸이가 들어있었다.
학교에서는 큰 소동이 났고 아영은 너무나도 두려운 나머지 남자화장실에 파우치를 버리고 목걸이를 변기에 버리고 만다.
소동의 화살은 돌고 돌아 조폭 아들이라고 소문이 좋지 않던 원호에게 돌려졌고 그렇게 원호는 학교를 그만두게 된다.
4.
아영은 초등학교 선생님이 된 현재에도 이 사건을 마음에 담아둔 채 자기 연민과 자기혐오를 반복하며 괴로워한다.
그러던 중, 아버지가 하시던 사업의 채권 연기가 막히게 되고 채권자가 원호인 것을 알게 된다.
원호는 본의 아니게 거칠게 남친이 있는 아영을 강요하게 되고 여차저차 몇 달간 사귄 뒤 결혼한다.
5.
고구마 구간이 상당히 있는데 아영, 원호 둘 다 자기 속마음을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매우 아슬하게 걸쳐있는 평온한 분위기를 둘 다 깨기 싫어서 상대방의 마음을 몹시 궁금해하면서도 묻지도 않고 말하지도 않는다.
아영은 원호가 자신이 목걸이 도둑인 걸 안다고 생각해서 자신을 괴롭힌다고 생각했고, 원호는 자신의 방식이 거칠었기 때문에 아영이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6.
나는 오래도록 죄책감을 가져온 아영의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초등학교 선생님이 될 정도로 도덕심은 높은 편인데 과거의 잘못 때문에 원호가 자기에게 막 대해도 벌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막 대할수록 용서받는다는 생각에 흥분하기까지 한다.
그토록 오래 자기혐오와 자기 연민을 반복하며 마음을 졸여온 모습이 일견 납득이 되었다.
7.
원호는 처음부터 아영에게 절절매는 사랑꾼인데 첫 단추를 잘못 꿰는 바람에 아영의 마음을 열기까지 꽤 오래 걸렸다.
좋아해도 좋아한다는 말도 안 하고 그냥 아영이의 눈치만을 보며 안절부절..ㅎㅎㅎ
8.
아영이가 자책감에는 오래 시달렸어도 자존감은 그렇게 땅굴을 파지 않아서 좀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자기 죄를 고백하는 것, 거기다 자기 잘못 때문에 인생이 뒤틀린 당사자에게 자신의 죄를 고백하는 건 분명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그녀가 마음을 내내 졸이는 것도 이해가 되었다.
거기다 과거의 죄를 씻어 내는 과정도 뜻깊었다.
자신의 반에서 비슷한 사건이 일어나는데 모두의 마음이 다치지 않게 지혜롭게 풀어가는 모습이 감명 깊었다.
자신이 그런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9.
악연은 '죄와 사랑'이라는 주제를 흥미로운 스토리로 끌어낸 로설이었다.
담담한 우유양 님의 문체와도 잘 어울렸다.
10.
내 점수 : 4.1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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