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설 추천
풍경은 아무 이유 없이 울지 않는다
- 해각 님
# 웰메이드 소설
# 군사정권 시대 배경
# 남주 여주 원앤온리
1.
2021. 11월 8일 출간.
풍경은 아무 이유 없이 울지 않는다 - 해각님
리디북스
2.
제목과 표지에 이끌렸고 1권 대여 무료로 시작하다가 결국 나머지 책 구매로 이어진 웰메이드 소설.
이게 정말 데뷔작인지 의심이 갈 정도로 잘 쓰인 해각님의 글이었다.
처음에 풍경이 경치를 이야기하는 건가 했는데, 소리 날 때 흔들리는 종을 의미했다.
3.
시대적 배경은 주로 70, 80년대 군사정권 배경으로 사회적 신념이 대립하고 개인의 자유는 박탈되는 암울한 시대였다.
그 시대 남주 한영과 여주 재희는 인혜, 상현, 영재와 더불어 오 총사로 어렸을 때부터 함께 자라 같은 대학을 다니는 동갑내기 친구다.
4.
남주 이한영은 대단히 미스터리하면서도 다정하며 매혹적인 인물로 묘사된다.
캠퍼스에서 '그리스 남신'이라고 불릴 만큼 아름다운 외모와 미소를 지녔고, 매주 여친이 바뀔 만큼 연애도 요란하게 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꼬박꼬박 수업에 출석하고 훌륭한 성적을 받아 교수들에게도 신임을 받는 모범생이기도 하다.
뒤틀려버린 내면을 숨긴 채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고 화가 날수록 미소가 깊어지는 가면을 쓰고 다닌다.
5.
그런 그가 어렸을 때부터 소중하게 지켜온 인물이 옆집 동갑 소녀가 여주 마재희.
주위에서 멍하다고 할 정도로 조용하지만, 생각이 많고 이한영에 관해서는 대단히 집요하며 의외의 순간에 끈기와 강단을 드러낸다.
오로지 한영에게 집중되어 있는 그녀의 오감은 남들은 언제나 쉽게 속는 한영의 기분을 언제나 간파한다.
한영을 지키기 위해 재희는 점점 더 강해지게 되고 스스로의 틀을 깨고 나와 그의 모든 걸 감싸줄 만큼 성장한다.
6.
이 소설에서는 반공 사상, 프락치, 학생 데모, 남산, 안기부 등등 살벌한 단어가 많이 나온다.
캠퍼스 내에 적과 아군을 구분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서로가 서로의 감시자가 되고 첩자가 되어 생사를 오가는 전쟁을 벌인다.
그 사이에 우정과 신념은 허무한 족쇄가 되고 언제 잡혀가 죽을지 몰라 누구도 결코 믿을 수 없는 살벌한 위기에 놓인다.
그 속에서 개인들이 겪는 갈등과 불안함이 느껴졌다.
7.
그런 소동 속 위험한 곡예를 벌이고 있는 한영은 재희를 사랑하지만 친구로서 지켜주고 멀리서 그녀의 행복을 바란다.
하지만 한영을 향한 재희의 사랑은 굳건했고 한영 역시 도저히 재희를 향한 욕심을 꺾을 수도 없어 함께 하기로 한다.
다만, 그녀를 지키기 위해 한영은 자신의 사정을 자세히 밝히지 않는다.
재희는 미소와 교묘한 말 돌림으로 속내를 숨기려 하는 한영의 모습과 미스터리한 그의 행적과 단서들을 보며 불안함을 느낀다.
혹시나 그에게 물어보면 헤어지게 될까 봐 재희는 마음 졸이며 그의 뒤를 조심히 쫓아가는데 번번이 그에게 들킨다.
한영은 그런 재희를 감싸며 그녀를 보호하려 한다.
8.
그들의 사랑은 시간이 갈수록 굳건해지지만 언제 휩쓸려갈지 모르는 태풍의 눈 속에 서 있었다.
점점 갈수록 위험은 고조되고 말로는 마음을 말할 수 없어서 서로 몸으로 부딪히며 시도 때도 없이 농밀한 사랑을 나눈다.
그들은 과연 운명의 시험과 사회의 억압을 이겨내고 함께 할 수 있을까?
9.
결말은 해피엔딩이니 걱정 안 해도 될 듯!
'씩씩한 강이' 이후로 주인공이 데모로 죽거나 하면 여파가 너무 길어서 세드 엔딩은 아예 안 보고 있었는데 다행이었다.
10.
'풍경은 이유 없이 울지 않는다'에서 좋았던 점들이 참 많았다.
남주, 여주, 친구들 캐릭터가 매력적이라는 점
남주 여주의 뜨겁고 깊은 사랑을 농밀한 사랑 씬들로 표현했다는 점
사랑에 있어서는 한영이보다 재희가 훨씬 강단이 있었던 점.
또, 시대적 요소들을 적절히 잘 활용하여 권선징악의 결말로 마무리했다는 점 등등
필력은 물론이고 스토리까지 와닿는 로설이었다.
11.
다만 아쉬웠던 꼬투리를 잡아보자면, 결말이 뭔가 성급하게 끝난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 뒤 이야기가 좀 더 있을 것 같은데 혹시 외전이 나오려냐?라는 기대가 생길 정도로 잘린 듯한 결말이었다.
재희와 한영이의 뒷 이야기가 더 이어졌다면 좀 더 완벽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12.
또, 남주 '이한영'이라는 캐릭터가 너무 넘사벽이라서 비현실적이라고 느껴지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아쉬웠다.
모든 건 사실 한영이의 계획이었고 반전조차도 그의 계획대로 진행이 되었으며 심지어 감옥에 있으면서도 사회에 있는 사람들을 조종하는 아주 천재적인 캐릭터로 나온다.
치명적으로 아름다운 겉모습으로 아주 자연스럽게 속내를 감출뿐더러 눈치도 귀신 수준이라서 절대 아무도 그를 속일 수가 없다.
감탄 수준을 넘어 인간 같지가 않았음ㅎㅎㅎ
아주 어렸을 때부터 훈련(?)을 받았다고 하지만 한영은 너무 모든 걸 쉽게 자신의 계획대로 움직이고 사람을 조종한다.
외모, 체격, 능력 등등 그를 너무 신격화한 것 같아서 살짝 투머치 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그의 절륜함이 모두 커버한다.
알고 보니 그는 재희에게만 반응하는 동정남에 절륜남,,, 섹시하기까지 하더이다. 그럼 됐지... ㅎㅎ
(결국 괜찮은 걸로 결론 ㅋㅋㅋ)
13.
내 점수 4.3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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