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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일기

적성이라는 환상

by 정돈된 하루 2023.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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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가진 '무엇'이 있다고 믿곤 합니다. 이를테면 재능과 적성이죠. 사람마다 타고난 뛰어난 자질이 있기 때문에 자신의 적성을 찾고 노력한다면 성공의 탄탄대로가 펼쳐질 거라 기대합니다. 세상에는 이 믿음을 훌륭히 증명하는 인물들이 있습니다. 올림픽 4관왕을 달성한 마이클 펠프스 수영 선수나 긴 설명이 필요 없는 피겨스케이팅 김연아 선수 등이 바로 그 예입니다.
  ​​우리는 긁지 않은 당첨 복권 같은 적성을 찾기 위해 어렸을 때부터 다방면으로 노력해왔습니다. 초등학생부터 치렀던 적성 검사는 취업 준비생이 되어서도 성인 적성 검사로 꾸준히 이어졌고, 대학생 때는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 해외 배낭여행을 훌쩍 떠나기도 했으며, 다양한 아르바이트도 열심히 했습니다.
  ​그러나, 적성을 찾기 위해 몇 십 년 넘게 나름대로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번개같이 확 꽂히는 뚜렷한 적성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단지, 결코 하기 싫은 일들이 무엇인지 알게 된 게 그나마 이뤄낸 성과입니다.

  명확한 힌트도 없으니 생각만 많아집니다. 내가 잘 하는 일은 무엇인지, 우선 좋아하는 일을 시작해 보는 것이 맞는 건지, '나다운 삶'은 무엇인지, '자아실현'을 위해 무슨 일을 해야하는지……. 자문자답 꼬리 질문만 이어집니다. 적성을 찾는 과정은 이토록 지난하고 험난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타고난 적성을 찾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소수를 제외한 나머지 평범한 사람들에게 적성은 확연하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냉혹한 말이지만, 자신이 소수에 속하는지 다수에 속하는지 객관적으로 빨리 파악할수록 사회 적응이 비교적 쉬워집니다. '특별하고 대체 불가능한 나'에서 '평범한 사람들 중 하나인 나'를 빨리 받아들일수록 사회적인 성공은 백 퍼센트 보장할 수 없어도, 적어도 스스로 밥벌이하는 어엿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

  적성을 찾기 위해 더 이상 시간과 돈을 낭비하지 마세요. 중요한 건 적성이 아니라 강단입니다. 내가 오래 하는 일이 적성입니다.

  우선, 본인이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또 플랜  B를 시도해  보는 겁니다. 그러다가 ‘이건 해볼  만 하겠다’, ‘계속할 가치가 있겠다’ 하는 일을 요즘 말로 '존버' 해보는 겁니다. 그 힘든 기간을 넘어서면 어느새 그 일이 곧 적성이라고 불릴 만한 자질로 증명됩니다. 
  적성은 '시작'이 아니라 '결과'에서 방점이 찍힙니다. 하지만, 다들 조금이라도 특별하고 완벽하게 시작하고 싶어서 어릴 때부터 선천적 재능을 찾습니다. 부모님도 '우리 아이는 특별하다'라고 굳게 믿으며 재능을 찾아주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그 아이는 배턴을 이어 받아 성인이 되어 한참이 지나서도 적성이라는 환상을 좇습니다. 자신이 평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두렵기 때문입니다. 
  서글픈 현실은 대부분 적성을 찾다가 좌절에 그친다는 점입니다. 적성을 찾지 못해서 평범한 삶을 살게 되었고 이는 곧 실패한 삶이라고 낙인찍으며 실망합니다.

  애초에 적성 같은 것은 없고, 본인이 강단 있게 꾸준히 오래 하는 일이 적성이 된다는 걸 아무도 알려준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스스로에게 실망하며 주저앉지 마세요. 삶은 계속 이어지고 평범하기에 오히려 더 특별해질 수 있습니다.

  타고났지만 게으른 재능보다 평범하지만 성실한 노력이 오히려 재능이 나를 쫓아오게 만듭니다. 꾸준한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고 나를 기어코 특별하게 만듭니다. 흔히 마지막에 웃는 사람이 승자라고 합니다. 어쩌면 마지막으로 웃는 사람은 ‘반짝거리는 재능을 타고난 자가 아닌 ‘오늘까지 뚝심 있게 버틴 자’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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