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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일기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

by 정돈된 하루 2022.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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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와서 내가 느끼는 건 인간관계란 '환상'에 불가하다는 점이다.
학창시절 그 무엇보다도 친구라는 존재가 중요했고 소속감을 느껴야만 안심할 수 있었다.
솔직히 고백하건데, 그 때는 상성이 맞지도 않은 친구랑 억지로 때로는 관성에 젖어 지냈다.
혼자인게 싫고 두려워서, 남들 눈이 무서워서.

학교 때 사귀는 친구 관계는 학기 초에 무리가 지어지면 다른 무리로 이동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구조였다.
난 여중, 여고를 나왔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던 것 같다.
알게 모르게 폐쇄적이었고, 친구 무리 간에 서로 넘어갈 수 없는 벽이 있었다.
잘 맞고 같이 있으면 재미있는 친구를 만나도 이미 단짝이 있다면 그 단짝과 더 가깝게 지내야 했었다.
지금 생각해봐도 꽤나 복잡하고 성가신 관계 구조였다.


추가로 안타까운 점은 그때의 불편한 관계 매커니즘이 성인이 되어 맺는 친구 관계에서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다.
학교라는 조직 안에서 맺는 친구 관계밖에 모르니 어쩌면 당연한 귀결일지도 모르겠다.
대학을 떠나 사회 생활을 하게 되고, 개인으로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전쟁 같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조금씩 인간 관계란 뭔지 조금씩 알아가게 된 것 같다.



역설적이게도 학교 다닐 때 아주 가까웠던 친구는 서로 넌더리를 내며 멀어져버렸다.
마음을 터놓고 지내던 친구들도 어느새 연락이 끊어졌다. 밀어낸적도 없는데 그냥 그렇게 되어버렸다.
그토록 붙들고 싶은 인연을 끝내 내 쪽에서 손절하기도 하고, 별로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어느 순간 내 옆에 머물러있다.


이런거 보면 사람 관계하면 떠오르는 말이 있다.
'오는 사람 안 막고, 가는 사람 안 붙잡는다'
정설이 대부분 맞는 말이라고 하던데 정말 공감된다.
이게 얼핏 냉정한 말인데도 정말 마음 편해지는 말 같다.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 있는 이 사람이 설령 떠나더라도 상관없다.
갈 사람 가고 올 사람은 올테니.
그게 순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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