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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가을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정리를 했다.
관계의 정리, 생각의 정리, 마음의 정리.
묵은 인연을 비로소 보내고 나니 지나간 인연은 붙잡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상대방을 위해 붙잡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헛된 미련과 욕심 때문에 붙잡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보낼 수 없어서 붙들고 있는 줄 알았는데 보내지 않아서 껍데기만 남아 거기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이미 영혼이 사라진 껍데기만 남은 인연.
누구의 잘못을 가리는 것도 우스워진 결국 그렇게 된 사연.
그렇게 서서히 홀로 내 안에만 남은 '나만의 이야기'를 깨끗하게 소각해본다.
손절을 했든 당했든 그건 이제 더이상 중요하지 않다.
시비를 가리는 것도 무의미하다.
다만 우린 같은 버스를 탔었고 이제 나도 그 버스에서 내렸다.
몇 년간 네가 생각날 때마다 마음 한 구석이 아렸지만 이제는, 그래 이제는 정말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잘 보낼 수 있으니 앞으로 다가올 인연도 피하지 않고 의연하게 잘 맞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 어쩌면 너는 나의 왜곡된 자화상이었다.
나는 이제 그 그림을 내려놓고 새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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