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수련하듯이 마음을 다스리고 산다.
수도승도 아니고 현자도 아닌 우주 속 먼지라 더 그러고 산다.
좀 마음 편하게 살고 싶어서. 내가 나인게 편해지고 싶어서.
사람 마음이 하루 열두 번도 더 바뀐다고 하는데 마음을 다잡아서 뭐하나 싶다가도 -
그래도 예전보다 쬐끔은 여유로워진 태도를 스스로 목격할 때면 그동안의 노력이 마냥 헛되지만은 않았구나 한다.
최근 나의 마음 변화 목격담.
예전에는 소위 남들에게 피해를 주고도 되레 뻔뻔한 사람들을 보고 '왜 저래?' 하며 불쾌감 섞인 의문을 오래 가졌다.
사실 불쾌함은 차치하고, 무의식적으로 사람에 대한 호기심과 탐구적 에너지가 넘쳤던 것 같기도 하다.
'저 사람은 왜 저런 행동을 할까?'
'저런 행동을 하고 어떻게 저렇게 행동할 수 있을까?'
'이 사람한테는 죄책감이라고는 1도 없나?'
등등 탐구어린 시선으로 의문의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하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스스로의 결론을 낸 상태다.
대부분 저렇게 호기롭게 남에게 피해 주는 행동을 눈에 띄게 하는 사람들의 본질적인 문제는 '외로움'인 것 같다.
외로워서 고함치고
외로워서 욕하고
외로워서 남 욕하고
외로워서 과장되게 말하고
외로워서 거짓말 자주 하고
...
문제의 원인 앞에 '외로워서'를 붙이면 웬만하면 다 설득이 되는 것 같다.
사람 중에 외롭지 않은 사람들이 어디있으랴.
아무리 가족이랑 사이가 좋아도, 아무리 연인이 잘해줘도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남이 해결해줄 수 없는 인간 존재 자체의 외로움이 있다.
다만 각자의 외로움을 스스로 정의하고 해결하고 달래가며 다스리듯 사는 것이지.
하지만, 정말 외로울 수밖에 없어서 외로움이 깊어진 사람들은 그 고독이 지독한 마음의 병으로 발전하는 것 같다.
이렇게 되면 뒤늦게라도 남들이 손을 뻗어 도와주고 싶어도 닿지 않는 혼자만의 섬에 갇혀버린 경우가 많다.
그래서 대중 앞에서 오로지 자기 기분과 이익에만 몰두한 무례한 행동을 하지 않을까?
그러나 안타깝지만, 그 사람들에게 동정심까지는 생기지 않는다.
단지 저 사람들의 행동의 원인을 나름대로 생각해왔고, 스스로 결론을 내면서 그들과 심리적 안전거리를 확보해둔 것뿐이다.
시간이 갈수록 깨닫는 건 타인에게 관심이 많을 수록, 정이 많을수록 나 자신이 힘들어지는 상황이 많아진다는 점이다.
남의 일에 관심을 끊고, 직접적인 피해가 없으면 무시하는게 오히려 내 몸과 마음을 지키는 첫 번째 방어라는 것을 배운다.
서글프지만 이게 현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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